THEME 위기극복력 - COURSE





위기는 기회라지만, 결코 일반화할 수 없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기업이나 인물은 어떻게 다를까? 진정한 위기극복러들에게 한 수 배워 본다.


 글 김성숙


공급 과잉 위기를 자율 통합으로 혁신한, 삼양그룹

1990년대, 화학섬유 공급 과잉으로 국가경쟁력까지 위협받던 시기가 있었다. 삼양사의 폴리에스테르 사업 매출은 급감하기 시작했고, 1996년 6월 결산에서 당기순손실이 발생하기에 이르렀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당시 삼양사, SK케미칼, 새한, 한국합섬 등 4개 회사의 경영진은 통합을 전제로 협상에 들어갔고, 최종 삼양사와 SK케미칼만이 남았다. 2000년 11월 1일 , 드디어 ‘휴비스’가 공식 출범하게 됐다. 세계 5위권의 규모화된 폴리에스테르 업체는 이렇게 탄생했다. 

이후 휴비스는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 ‘공급 과잉을 해소’하며 ‘차별화 제품을 만든다’는 명확한 목표가 큰 몫을 했다. 또한 조직 간 불협화음을 완전히 극복하고, 연구개발(R&D)과 설비 가동 등에서도 중복되는 부분을 철저히 제거했다. 합병 후 3년간 이직자 제로라는 신기록은 이를 입증하는 숫자다. 공급 과잉 위기에 맞서 자율적인 통합을 이룬 휴비스는 화섬업계 최초의 통합 법인이자 ‘휴비스식’ 구조조정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오픈 이노베이션, 바이오로 성공한 후지필름 

항바이러스제 ‘아비간 태블릿’이 미국 임상 2단계 시험을 시작했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아비간 태블릿’은 후지필름의 자회사인 후지필름도야마화학이 개발한 COVID-19 치료제다. 한때 필름 산업의 선두주자였던 후지필름이 어떻게 바이오 기업으로 재도약했을까? 바로 기존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는 사업 분야에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2000년 중반부터 후지는 기존 기술을 활용해 의약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일본 중견 제약사 도야마화학공업을 인수한 것이 시작이었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필름 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화장품과 의료장비 기업들을 인수했다. 

후지필름은 공격적인 M&A를 단행하면서 두 가지 원칙을 지켰다. 본업과 무관한 분야는 절대 진출하지 않는다, 필름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기존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확장을 시도한다는 것. 사진 필름의 주요 성분인 콜라겐 가공기술을 재생의료에 활용하고, 자외선 차단 기술을 약물 전달물질 개발에 적용한 사례에서 원칙을 확인할 수 있다.


경영학 구루의 가르침을 실천한 아마존 

전자상거래 1위 기업 아마존도 1990년대 말 닷컴 버블 때 위기를 맞았다. 한때 파산 전망까지 받았던 아마존은 2003년부터 이익을 내며 폭풍 성장했다. 이제는 아마존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문만 들려도 관련 기업 주가가 하락하고 해당 산업계가 패닉에 빠지는 현상이 벌어진다. 

아마존이 위기를 극복한 비결은 ‘끊임없는 혁신’이다. 1995년, 시애틀의 지하창고에서 시작한 온라인 서점이 이제는 만물상이 됐다. 게다가 유통업을 뛰어넘어 클라우드(AWS)와 인공지능서비스(Echo)까지 진출, IT 거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매출의 대부분은 전자상거래에서 오지만 이익의 대부분은 클라우드 서비스(AWS)에서 나온다. 혁신의 원동력은 경영 구루의 가르침이었다. CEO 제프 베저스는 2013년 회사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3권의 책을 선정, 최고경영진과 함께 독서 워크숍을 열고 기업 혁신 활동을 주도했다. 그가 선택한 책은 엘리 골드렛의 『The Goal』,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의 『성장과 혁신』,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 노트』다. 



충무공 이순신

"처음과 끝을  한결같이 하도록 하라"

“한 번 승첩했다 하여 소홀히 생각하지 말고 처음과 끝을 한결같이 하도록 하라.” 

이순신 장군이 당항포해전에서 승리한 후 남긴 말이다. 이순신의 위기관리 비결은 단연 위기가 닥치기 전에 준비하는 것이었다. ‘지피지기, 유비무환, 솔선수범’은 그의 철칙이었다.  

이순신이 싸웠던 23번의 전쟁은 항상 위기였다. 전국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전투력이 단단해진 일본에 비해 조선은 네 차례의 사화를 겪으며 국가적 위기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원균이 칠천량해전에서 참패한 이후 모든 것이 파괴된 상태에서 준비한 명량해전은 그에게 최대의 위기였다. 그럼에도 13척의 판옥선으로 133척의 왜선을 물리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위기 속에서 일궈낸 23번의 승리였기에 그는 오천 년 대한민국 역사 속 불멸의 장군으로 남았다. 


월트 디즈니

"꿈꿀 수 있다면  이룰 수 있다"

“꿈꿀 수 있다면 이룰 수 있다. 내 모든 것이 꿈과 생쥐 한 마리로 시작했다는 것을 늘 기억하라.” 

월트 디즈니는 투자자에게 속아 빈털터리가 됐지만 포기하지 않은 덕분에 애니메이션의 황제가 됐다. 세계공황 때는 ‘아기돼지 삼형제’를 만들어 “누가 크고 나쁜 늑대를 두려워하는가(Who’s Afraid of the Big Bad Wolf?)”라며 미국인에게 웃음을 주었다. 

디즈니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만화가의 꿈을 품고 여러 곳에 이력서를 냈지만, 그의 재능을 알아주는 곳은 없었다. “상상력이 부족하고 쓸 만한 아이디어가 없다”는 평가를 받은 적도 있고, 입사한 지 한 달 만에 해고당하기도 했다. 형과 함께 차린 ‘디즈니 브러더스’ 영화사는 배급업자의 배신으로 무너졌다. 생계까지 위태로운 지경이었지만 디즈니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눈앞에 지나가던 생쥐를 보고 ‘미키마우스’를 탄생시켰고 <못 말리는 비행사>로 대성공을 거뒀다. 


혼다 소이치로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을 두려워하라"

"도전해서 실패하는 것을 겁내지 마라.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을 두려워하라!" 

일본이 존경하는 혼다 소이치로의 말이다. 혼다는 자동차 정비소와 자동차 부품 공장을 차렸지만 전쟁과 지진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된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혼다 기술연구소를 열었고, 고물 자전거에 무선기용 소형 엔진을 달아 오토바이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위기는 언제든 찾아온다. 새롭게 출시한 드림 오토바이가 시장의 외면을 받으면서 회사는 어음 막기에 급급했고, 노조는 임금 인상과 보너스 지급을 이유로 파업까지 예고했다. 혼다는 직원들에게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스피드 레이스에 혼다 엔진을 달고 출전해 이 위기를 극복하자고. 결국 혼다는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직원들과 두번째 위기를 극복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면, 실패에서도 반드시 교훈을 얻는다는 걸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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