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위기극복력 - INSIGHT





COVID-19 이후 세상은 새로운 질서로 재편될 것이다. 아직 윤곽은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변화의 물결을 감지하고 파도에 몸을 맡겨보자.


글 노경목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COVID-19 이후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COVID-19로 삶과 일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뀌면 경제구조와 생활양식에도 큰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분야는 경제와 산업의 변화다. 이미 시작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서 변화의 속도와 방향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유통 시대, 현금 없는 사회 온다

이미 시작된 언택트(비접촉) 경제 영역은 엄청난 가속도를 낼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COVID-19에 따른 재난 상황에서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생활필수품과 재난물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과거 적십자사의 역할을 아마존이 대체하는 시대가 열렸다”고 전했다.

코로나 시대는 이동 제한과 격리의 시대다. 각국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를 봉쇄하고 대부분의 가게 영업을 정지시켰다. 집에 갇힌 사람들은 소비를 최대한 줄이고, 휴대전화를 이용해 주문할 수밖에 없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2월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4.3% 증가했다. 반대로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7.5% 줄었다. 

이 같은 양상은 COVID-19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온라인 주문은 처음이 힘들지 익숙해지면 더없이 편리하다. 중장년층과 노년층도 COVID-19 이후 온라인 주문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또 오프라인 업체는 언제든 매장을 다시 셧다운(일시 업무정지)할 여지가 있다. 서울 신세계 강남점은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로 몇 차례 문을 닫았다.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르는데 이용자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아마존에 의료기기 보급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페덱스, UPS 등 기존 화물운송업체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자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춘 아마존이 마스크, 손세정제 등을 보급해 달라는 게 미 정부의 요구였다. 아마존은 최근엔 캐나다 정부와 의료장비 배송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금 없는 사회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유럽, 인도, 러시아, 베트남에서는 현금 사용을 자제하고 카드와 모바일 활용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선 화폐 방역을 강화 중이다. 홍콩대 연구팀에 따르면 COVID-19는 지폐에서 나흘가량 생존할 수 있다. COVID-19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현금결제 수요가 제자리를 찾을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뜨는 해, 지는 해를 찾아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각광받는 산업과 저무는 산업의 판도가 완전히 뒤바뀔 전망이다.

먼저 의료 및 바이오산업의 빠른 성장을 예상할 수 있다. COVID-19 치료제와 백신 개발로 인한 기술 발전은 물론이고 건강과 생명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수영장과 헬스장 등은 된서리를 맞은 대신 ‘홈트레이닝’이 뜨고 있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사람들은 이미 집에 운동기구를 갖춰 놓고 유튜브를 보면서 운동하고 있다. 

전 세계적 저성장 국면에서는 공공 및 민간 관련 산업 투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경기부양책의 하나로 대규모 IT 인프라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문병로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이미 나와 있지만 익숙하지 않거나, 낡은 규제로 막혀 있던 기술의 상용화와 확산이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인프라의 개선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온라인 교육과 원격의료 도입도 탄력을 받아 관련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COVID-19 이전 시대의 대세였던 공유경제는 휘청거리고 있다. 여행 금지로 에어비앤비 등 숙박공유업체 이용률은 뚝 떨어지고, 사무실을 나눠 쓰는 공유오피스 시장 역시 빠른 속도로 쪼그라들고 있다.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생활방식은 상당 기간 유지되거나 굳어질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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